[한겨레21]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과외 인터넷 카페 ‘하인싸잇’ – 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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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남 주자”는 철학을 집단 실천한 1년 – 2010.08.06

 

[한겨레 21] 제 822호  2010.08.06 하인싸잇 소개  

 

 

» 무료 과외 인터넷 카페 ‘하인싸잇’은 개설 1년 만에 회원 수가 4600여 명이 됐다. 지난 6월에는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첫 오프라인 모임도 열였다. 하인싸잇 제공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한 무료 과외 인터넷 카페인 ‘하인싸잇’(cafe.naver.com/hindsight)이 지난 7월26일 개설 1주년을 맞았다. 하인싸잇은 학습지도를 원하는 학생과 무료 과외 봉사를 희망하는 선생님을 연결해주는 전국 단위 네트워크다. 현재 가입회원만 4600여 명으로, 교육 분야 카페에서 가장 ‘핫’하게 뜨고 있다. 정보기술(IT) 기업 회사원인 카페 운영자 한혜훈(28)씨는 “정확히 통계를 내보진 않았으나 이 중 1천여 명이 선생님이고 나머지가 학생과 학부모, 후원회원”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열어줬다는 점이 결실”이라고 말했다. 

 

  

‘후배에게 보답한다’ 조건부 무료 과외

하인싸잇은 과외를 원하는 중·고등학생과 선생님이 카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직접 만나 과외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장터다. 학생과 선생님이 지역, 과목, 교육 기간 등 조건이 맞는 짝을 스스로 찾는다. 카페는 질 높은 사교육을 제공하지만 과외비는 무료다. 그렇다고 완전한 공짜는 아니다. ‘이다음에 다른 후배들에게 보답할 것’이란 조건이 붙는다. 두고두고 마음에 담아둘 빚이다. 한씨는 “돈은 없지만 시간과 재능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도울 방법이 없을까 찾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공부를 돕는 무료 과외 카페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공부는 해서 남을 줘야만 그 가치가 극대화된다”는 그의 생각은 지인들의 도움으로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갔다. 스스로 공부하고 싶어 카페를 찾아오는 아이들부터, 자신이 가진 재능과 시간을 나누려는 직장인과 대학생 등 자원봉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씨는 하인싸잇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인 ‘오픈소스’에 비유했다. “오픈소스는 무료로 나눠주고 사람들이 참여하게 하면서 미약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완성해가잖아요. 하인싸잇 역시 무료·참여·나눔으로 완성돼가고 있어요.” 

 

 

카페에서 주로 이뤄지는 과외 과목은 수학과 영어. 이 밖에도 비인기 암기 과목이나 음악·미술 등 실기 위주의 예체능 과목의 지도를 지원한다. 지금은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배우려는 학생 수가 많아 어려움이 있지만 다양한 과목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카페의 궁극적 목적이 성적 향상이 아니라 아이들이 꾸는 꿈을 지원하는 것인 만큼 선생님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진로와 인생 상담도 돕는다. 선생님들 역시 아이들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배우고 보람을 얻는다. 

  

 

‘무료 과외’라고 사제 관계를 쉽게 생각하거나 약속을 어기는 이가 많지 않을까? 한씨는 “초기에 그런 민원도 있었으나 지금은 카페가 안착하면서 나눔의 의미를 더 크게 받아들이고 참여하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하인싸잇이 유명해지면서 좋은 기회도 찾아왔다. 지난 7월 초,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원에서 운영하는 취약계층 청소년 돕기 프로젝트인 ‘두드림존’에서 하인싸잇에 도움을 요청해왔다. 하인싸잇이 선생님을 연결해주면 두드림존은 자원봉사 확인서를 내주고 전국 30여 개 두드림존 강의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청소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육도 지원하기로 했다. 한씨는 “카페를 운영하면서 부족했던 선생님 교육이나 강의실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의 기쁨에 더 많이 중독되길”

하인싸잇은 ‘어떤 일이 지나고 나서 뒤늦게 얻는 깨달음’이란 뜻이다. 한씨는 “세상은 남이 바꿔주는 게 아니라 내가 바꾸는 것”이라며 “앞으로 카페가 어떤 모습으로 커갈지 알 수 없지만 더 많은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들이 교육의 참모습을 익히고 나눔의 기쁨에 중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7872.html